제41회 한국상고사학회 학술발표대회 개최 

모시는 말씀

한국상고사학회가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처음 발족한 것인 1987년 늦은 가을의 일이었습니다. 이듬해 봄 2월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첫 학술회의를 가졌으니 지금으로부터 꼭 26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학회 창립에 힘을 모았던 우리의 선학들께서는 따로 떨어져서 연구해 오던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미술사 분야의 학문적 교류가 있어야만 한국 상고사 연구의 지평을 넓힐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굳게 지니고 계셨던 듯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제 분야의 학문들은 쉽사리 공동 대화의 장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우리가 처한 학문적 환경을 보면 연구 분야 간의 통섭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지역전문가들 사이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듯합니다. 또한 우리의 상고사도 동아시아의 역사, 나아가 인류사의 부분으로 다룰 수 없다면 현실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연구의 분야와 지역적인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방식의 학문적 대화를 시작해 보고자 3년간의 연속적인 학술대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의 연구가 한국학진흥재단의 지원을 받게 되고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이 학술대회를 지속적으로 공동개최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학술대회의 주제는 “신화의 역사화”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세계 어느 지역이건 역사여명기의 문헌사료는 신화적인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고학의 발굴조사를 거쳐 나온 구체적인 물질자료, 도시, 마을, 주거, 혹은 지배자의 분묘들은 신화를 역사화 하는 근거 자료가 됩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과 중국, 유럽에서 신화적 기록과 고고학 자료를 통해 어떠한 과거를 재구성해 왔는지 상호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저희 상고사학회가 조심스럽게 연 대화의 장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14. 02.

한국상고사학회장 이성주